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라는 책을 읽어보면, 국가 간의 격차가 발생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어떤 해답을 주고 있을까. 국가의 지리적인 특성, 혹은 제도적인 문제 그리고 인종적인 우월성. 다양한 주장과 그에대한 반박을 통해 다양한 해답을 이끌어 내는 책이었다.
어떤 국가는 잘 살고 부유하고, 반대로 어떤 국가는 빈곤하고 어렵다. 이를 설명하는 가장 고전적인 주장은 인종주의이다. 어느 한 인종은 특별히 머리가 나쁘고, 나태하고, 게으르기 때문에 그 국가는 못산다는 주장이다. 19세기 이전에 지지를 받았던 주장으로 전형적인 우생학적 논리이다. 지금은 함부로 이야기 하면 안되는 그런 터무니 없는 주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우생학이 굉장히 발달했고, 이후 제국주의의 밑바탕이 되기도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문화적인 우월성이라는 주장이 있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예로 들 수 있다. 근데 유럽에서 발생한 자본주의를 개신교의 윤리와 관련성이 높다고 이야기 한다. 신에게서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속세에서 근면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칼뱅주의의 논리이다. 이 근면성실한 속세의 태도가 지금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독교 윤리가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자본주의를 이끌었다.
제럴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라는 책에서 지리적인 요인을 굉장히 강조한다.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앞서는 것은 인종적으로 누가 잘나고, 특별해서가 아니라 지리적인 요인이 매우 크다. 어쩌면 한마디로 운빨일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토양이 비옥한 유라시아 지역은 일찍이 가축화, 작물화가 일어나고 농경기술이 발달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고, 도시가 발생하며, 문화와 산업이 발달한다. 이는 곧 기술혁신으로 이어진다.
특히 유라시아 지역의 경우 횡으로 넓게 퍼져있다. 따라서 기후와 지리적인 요인이 서로 비슷하여 문화와 기술이 널리 퍼지고, 그 과정에서 발전을 이뤄간다. 하지만 아메리카 지역의 경우 종으로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문화교류가 어려웠다. 또한,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인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쓰러뜨린건 총이 아닌 균이라는 설명을 한다.
하지만 지리적인 요인이라는 주장은 현재 21세기의 세계적인 불평등이나 차이점을 설명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잉카문명과 스페인의 정복까지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적용되기가 힘들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국가 간의 빈곤의 격차는 경제적 제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적 제도에 따라서 그 나라가 성장하느냐 빈곤하느냐가 결정된다. 특히나 포용적인 경제적 제도이냐, 착취적인 경제적 제도이냐 그것이 중요하다.
포용적인 경제적 제도란 무엇일까. 사유 재산권을 인정하여 개인에게 공평한 재산권을 부여한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있어서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참여를 보장한다. 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센티브이다. 자기가 노력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많은 생산을 해냈을 때 그것이 누구에게 뺏기지 않고 본인 스스로에게 포상을 주는 것이다. 이것을 보장해주는 법질서도 유지되어야한다. 만약 기껏 열심히 생산했는데 독재자가 모두 가져간다면? 경제활동을 할 만한 요인이 없어질 것이다. 다시말해, 포용적인 경제제도는 시장을 활성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창조활동을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기술 혁신으로 이어진다.
한편 앞서말한 포용적인 경제적 제도는 포용적인 정치제도가 있어야만 실현가능하다. 포용적인 정치제도란 한마디로 견제 가능한 권력이라는 뜻이다. 의회나 시민사회 등 국가 권력을 견제할만한 장치가 있는 사회이다. 따라서 산업혁명이 다른 나라가 아닌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이유는 1688년 명예혁명을 통해 일찍이 의회민주주의가 서서히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의회가 통치 권력을 견제하여 균형을 맞춰왔기 때문에 유럽에서 가장 먼저 현대적인 경제활동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제도가 포용적이냐 착취적이냐에 따라서 국가의 빈부격차를 결정짓는다는 주장을 가장 잘 뒷받침하는 예시는 바로 우리 한반도다. 한국은 오랜기간동안 같은 민족, 역사, 언어를 공유해온 단일 민족이다. 지리적으로도 남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광활한 영토가 아님으로 거의 같은 기후지리적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남한과 북한이 다른 것이 있다면? 바로 경제적 제도와 정치제도이다.
북한의 경우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입각하여 착취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경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 포용적인 경제, 정치 제도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둘의 경제적 차이는 세계적으로도 충격적이다. 2019년 기준 북한의 GDP는 141만원인 반면, 한국은 3,744만원이다. 제도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중국의 경우에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착취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지 않았는가?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이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결국은 착취적인 정치제도 때문에 이것을 바꾸지 않는 한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어쩌면 독재자의 입지가 줄어든다면 경제활동을 역행 시킬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국가 간의 빈부 격차와 성장 차이를 설명하는데 지리적인 영향이 더 맞을까? 제도적인 이유가 더 타당할까? 어쩌면 이 둘이 동시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의 주장을 읽어보고 내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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